미국 유학은 처음이었다. 뭐부터 준비해야할까 참 막막했다. 내가 준비하면서 알게된 전반적인 흐름을 적어보려한다.
우선, 미국 대학원? 대학교? 학기는 대부분 가을에 정규학기가 시작된다.
그래서 어떤년도에 학기를 시작할지가 정해지게 되고, 나같은 경우 작년 기준 1년이 남은 2024년 가을학기였다.
가장 먼저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입학승인을 받아야한다.
입학을 위해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크게 아래와 같다.
<Requirements>
1. 학부성적(GPA)(minimum 3.0/4.0)
2. TOEFL/GRE성적
3. Resume(CV), SOP(Statement of Purpose), PS(Personal Statement), Diversity Essay(학교마다 다름)… 등
4. Letter of Recommendation(대부분 3개 이상)
다음해(D년) 가을학기 입학을 위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전년도(D-1년) 12월에서 다음해(D년) 1월 정도까지 입학서류와 지원서를 받는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토플과 어학시험을 준비해서 점수를 만들어야하고, 위 서류들을 준비해가야한다.
나의 경우 학교별 TOEFL minimum이 80이었고, 좀 높은 학교는 90이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100점을 목표로 2023년 초부터 시험을 준비했다. 생각보다 TOEFL이 공부를 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아서 애를 먹었고, 2023년 중순 즈음, 과감하게 GRE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서 갈 만한 학교가 절반 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 2023년 중순 부터는 TOEFL과는 별개로 연말에 있을 Resume, Personal Statement 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꽤 많은 시간이 걸렸고, 나는 어떤걸 잘하고 못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등 평소에 안하던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학교마다 요구하는 내용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꽤 있었고, 이것 때문에 많은 시간이 들었던 것 같다. Letter of Recommendation은 학부 교수님 두분과 직장 상사인 선배 한분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걱정과 달리 교수님과 선배 모두 흔쾌히 도움을 주시기로 했다. 2023년 연말, 하루하루가 정말 바빴다. 원래 하고 있던 업무도 제일 바빴고, 이제는 실제로 원서를 쓰고 자료를 제출해야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행히 입학 서류 준비를 혼자하지 않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14개의 학교 중 3개에서 accept를 받았다. 물론 3개 학교 모두 내 best 3는 아니었지만, 그 중에서 여차저차 한 학교에 입학을 결정하기로 하고 이제는 입학을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를 준비하고 있다.(지금 정리해보면 별것 아닌것 같은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별일이었을까?)
학부성적은 꽤 중요한 것 같다.
입학 준비를 하면서 여러 조건의 지원자들에 대한 정보와 합격여부를 살펴봤는데, 학부성적과 합격한 학교의 수는 대부분 비례했다. 아무래도 가장 확실하고 객관적인 지표이다 보니 여기서 많은 지원자들을 거르는 것 처럼 보인다. 그래서 대학교에서 상대평가로 학점을 얻는 일부 학교에서는 불리한 점이 있을 수 있고, 이때는 GPA 말고 다른 어필할 수 있는 자료들을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연구경험, report 썼던 자료 같은 것들이 있겠다. 객관적으로 나를 평가하자면, GPA도 애매했고, 따로 연구경험이나 report도 없었던 지극히 평범한 지원자였던 것 같다.
토플/GRE 성적은 학교별 minimum만 하면 되는데, 당연히 고고익선이다.
이것도 대부분 합격생들의 의견을 빌리자면 학교에서도 minimum만 넘기면 합격 시켜주고, TOEFL 자체가 미국 생활에서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이다. 당연히 영어를 잘 한다면 점수가 높게 나올 것이고 높으면 높을수록 좋지만, minimum을 만들고 나면 차라리 회화 공부를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웬걸, 나는 첫 TOEFL 시험 점수가 89였고, GRE는 더욱 처참했기 때문에 TOEFL 점수를 만드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두 시험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TOEFL은 영어권(특히 미국) 국가에서 대학교 수준의 강의와 생활을 할 수 있는지를 4개 영역으로 평가하는 시험이고, GRE는 대학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수준의 논리적인 사고력과 어학수준, 수학(math) 관련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당연히 GRE가 훨씬 어렵다.
Resume, SOP, PS는 솔직히 중요할까 싶다.
많은 시간을 들여 SOP를 쓰긴 했는데, 내가 입학처에 있는 담당자라면 이걸 과연 다 읽어볼까 싶다. 꽤 많은 지원자가 있을 것이고, 심지어 international들은 완벽하지도 않은 영어로 작성을 해서 제출할텐데, 과연? 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대부분이 여기에 써놓은대로 연구나 공부를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래도 입학 준비하는 과정에서 왜인지 소홀하게 적어서는 안 될 것 같아 나름 열심히 적었다. 특히 코칭을 받으면서 한 가지 새로 배웠던 점은, 우리나라에 쓰는 비슷한 문서들의 글과는 약간 달라야 한다는 점이었다. 초안을 쓰고 받은 피드백이 그런 내용이었는데, 내가 어떤 업무를 하던 연구를 하던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최대한 거창하고, ‘나 대단한 사람이에요.’ 라는게 드러날 수 있도록 써야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랑 역시 문화가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지점이다. 아무튼 결론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지만, 나의 애매한 GPA와 처참한 어학성적을 보완하기 위해 그럴듯하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
Letter of Recommendation 의 가장 어려운 점은 연락 안 하던 사람에게 연락하는 것이다.
제일 고민이었던 것이 바로 이 추천서인데, 졸업하고 잘 연락도 안 드렸던 교수님, 한번 근무하고 한참 연락 안 드렸던 선배에게 연락하면서 뜬금없이 추천서를 요청하는게 처음엔 부담이었다. 그런데 입장바꿔서 생각해보면, 내가 만약에 누군가에게 이런 요청을 받는다면 꽤나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교수님들의 경우에는 종종 이런 연락을 제자들한테 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막 생소한 일은 아닐 것이고, 선배의 경우에 내가 후배한테 비슷한 요청을 받으면 나 같아도 흔쾌히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서 제출은 추천서 작성인이 직접 하게끔 되어 있고, 학교별 추천인의 이메일을 입력하면 해당 메일로 추천서 작성 양식이 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추천서를 준비하면서, 아 평소에 잘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처럼 여러학교를 지원하게 된다면, 여러 학교에서 추천서 작성 요청 메일이 추천인에게 가게 되므로, 직접 추천서 제출여부를 잘 확인해야한다. 내가 코칭받을 때 입학지원서는 기한 내에 제출하되 추천서는 늦게 제출하더라도 입학에는 관계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 조건으로 충분히 합격할 수 있고, 가고 싶었던 학교에서 reject을 받고나서 생각이 들었던게 추천서 하나가 그 학교만 늦었던 것이다. 본인 것은 본인이 챙겨야한다.
입학 준비 과정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먼저 준비를 누구와 함께 하느냐이다. 모든 과정을 혼자서 준비하거나, 유학원과 같은 전문 대행업체를 끼고 준비할 수 있다.
사실, 돌아보면 생소한 과정이라 그렇지 대학원 원서를 넣고 위 요구서류들을 준비하는 것은 대학원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혼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어떤 블로그 글에서 이정도도 못하면 대학원 생활을 못할 것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공감한다.)
다만, 나 같은 경우에 유학원은 아니지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분 한명을 구해서 준비를 했는데, 일을 하면서 병행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경우 영어도 완벽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공부를 좀 더 하자는 결론을 내고 비용을 들였다.
대학원에 갈 수 있는 조건이 된(합격한 곳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매우 잘했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다시 준비하는데 같은 조건이라면 반드시 도움을 받아서 준비할 것 같다.
특히 일반적인 유학원이 아니라 개인에게 도움을 받게 되어 비용은 훨씬 많이 줄일 수 있었고, 1:1로 코칭을 받으면서 나중에는 내가 입학을 준비하는 건지 도와주시는 분이 준비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특히 듣기로 유학원에서는 no care 하는 부분까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혹시나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다면 보답하고 싶을 정도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두 번째는 apply 방법이다. 여러 대학원에 무차별적으로 원서를 많이 넣는 방법과 합격 가능성이 있는 소수의 대학원에 지원하는 방법이다.
나는 전자의 방법을 활용했는데, 일단 두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를 하기에 앞서 누가 보더라도 두 번째 방법이 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1) 무차별 방법의 경우 합격 가능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곳의 대학원에 지원하는 방법이다. 대학교 학부 과정 지원 방법과 비슷한데, 나 같은 경우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직 없었고, 입학 준비 과정에서 ‘딱히 어떤 학교에 가야겠다.’ 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했다. 장점 보다는 단점이 눈에 띄는데, 당연히 어디에 합격할 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곳에 지원해야하고, 이것은 admission fee 와 어학시험 report 비용, 학교별 다른 requirements를 맞추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든다는 점이다. 학교당 다르긴 하지만 admission fee는 70 ~ 150달러 이며, TOEFL 기준 학교별 report 비용은 25달러로 만만치 않다. 이렇게 했는데도 합격을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두 번째 방법은 공부/연구하고 싶은 lab이나 교수님에게 사전에 컨택을 하는 방법이다. 내부적인 절차는 모르겠지만, 교수님이나 해당 학부에서 승인이 오면, 입학처에서 해당 인원을 제외하고 첫 번째 지원한 친구들에서 선발하는 것 같다. 이 방법은 당연히 입학하는데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입학 가능여부도 빨리 알 수 있게 되어 여러므로 효율적인 방법이다. 심지어 이렇게 하면 TOEFL이나 다른 조건을 안 따지고 합격시켜주는 경우도 들어보기는 했다. 다만, 나 처럼 아무데나 그냥 보내주세요 혹은 어디에 가든 잘 할 수 있어요(?) 내지는 특별히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가 없으면 사전 컨택 준비하는게 더 힘들 수 있겠다.
이 정도가 미국 대학원 입학 지원 준비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고, 혹시나 추가로 기억나는게 있으면 수시로 추가해야겠다.
아직 입학 못한 나를 포함한 모든 미국 대학원 준비생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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